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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천득 선생님의 은전 한 잎이란 수필을 아시는가?

수필 내용 중 마지막에, 거지의
"이 돈,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."
라는 말은 내게 꽤나 인상적이었다.

나도 거지와 같은 마음이었을까?

나는 웹2.0 서비스들을 접해보고 싶다고 이유로
블로그에 애드센스 같은 위젯들을 설치했었다.

그런데, 애드센스 보고서에서 달러 숫자가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
100달러가 되는 순간이 점점 더 기다려졌고, 마치 꼭 그 거지마냥
"구글 수표를 한 번 받아보고 싶었습니다." 라는 마음으로 바뀌어갔다.

어제는 드디어 그 구글 수표를 받았다.
나는 한 5분 정도 행복했었던 것 같다.

막상 내 것이 되자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.
오히려 애타게 기다리던 그 순간이 더 즐거웠다.

그 때 그 거지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?
웹 진화론 - 10점
우메다 모치오 지음, 이우광 옮김/재인


몇 달 전에 회사에서 booksmba.com 이라는 곳의 무료 독서 프로그램을 수강해보라고 해서 웹 2.0에 대해 쓴 책들을 무더기로 읽게 될 기회가 있었다.

사실 여러 수강 과목들이 있었지만 다른 과목들은 다 경제니 마케팅이니 하는 것들 밖에 없어서 나는 별 고민 없이 웹 2.0 이라는 과목을 선택했다.

다음 3권의 책이 내게 전해졌다.
- 대한민국 웹 2.0 트렌드 -김상범
- 웹 2.0 경제학 -김국현
- 웹진화론 -우메다 모치오
맨 처음에는 대한민국 웹 2.0 트렌드라는 책을 읽었는데, 사실 이 때야 블로그가 뭔지 제대로 알게 되었고, 그 빌어먹을 놈의 트랙백 보내기라는 말도 알게 되었다. -나는 개발팀에서 일하지만 종종 우리 기획팀 사람들에게 컴맹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. 제기랄.
이 때 처음으로 나도 블로그가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고, 그래서 지금 이 블로그를 만들게 되었다.

두 번째로 읽은 책이 바로 웹 진화론 이라는 책이었는데, 엄청 잘 쓰여진 책이었다.
전혀 기대하지 않고 보게되는 책들 중 이런 명서를 발견하게 되는 것은 기억에 남는 일이다.

내 침대 옆에는 책이 10권 정도가 널부러져있는데, 자기 전에 보고 싶은 것들을 집어서 읽다가 잠들곤 한다.
아마도 금요일 날이었을 것이다.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 이 책을 펴서 조금 깨작거리다가 그대로 떡실신을 해버렸다.
다음 날에 눈을 뜨니 일어나기도 귀찮고 해서 책이나 좀 읽을까 하고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, 나는 6시간 동안 꼼짝 않고 누운 자리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. 배고픈 걸 참는게 조금 힘들긴 했지만 이 책은 그만큼 나를 몰입시켰다.

다른 웹 2.0 책들과 마찬가지로 구글이니 아마존이니 롱테일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전체적인 줄거리는 같지만, 다른 책들에서는 미처 깨달을 수 없었던 많은 부분들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