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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인과 싸우는 법 - 8점
이기형 지음/링거스그룹

블루문님의 블로그에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.
'별로' 라는 내용의 리뷰였는데, 나는 그 리뷰를 읽으면서도 우와 재밌겠다 싶었고, 실제로도 기대했던 만큼 재밌었다.

아이리버의 전성기 때 나는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큰 열풍이 불었는지 전혀 몰랐는데, 이 책을 읽어보니 엄청 났었구나 싶었다.

나는 2007년인가 생전 처음으로 MP3 플레이어를 하나 샀었는데 그게 아이리버 제품이었다. 상당히 마음에 들게 잘 쓰고 있었는데 어머니께서 탐내셔서 어머니를 드리고는 삼성 YEPP으로 다시 샀었다.
그 당시에는 이미 아이리버보다 삼성이 더 많이 팔릴 때였는데, 나는 YEPP을 사고 나서 이 빌어먹을 꼬물딱지를 다시는 안사겠다고 결심했던 기억이 난다. 다음에 혹시 MP3를 사면 꼭 다시 아이리버를 사야지 생각했는데, 이제는 제품도 몇 개 없는게 괜히 내가 다 슬프다.

임직원들이 다들 365일 사무실에서 살았다는데(물론 뻥이 좀 섞였겠지만) 불쌍하다기 보다는 젊은 기업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, 해이해진 내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.

책의 내용은 양덕준 사장의 예찬론에 가깝다. 정말 그대로라면 그는 그 이름처럼 참으로 덕장이다. 나는 그만한 사람을 여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. 자기 돈을 다 퍼부어 직원들 인센티브와 월급을 주는 사장이 몇 명이나 있을까.

가끔씩 나오는 이용현 이사의 이야기는 더욱 재밌었다. 최고 실력의 엔지니어라고 하는데, 얼마나 잘하는 사람일까 너무 궁금했다. 책을 다 읽고 검색을 해서 좀 찾아봤는데, 별 다른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서 실망을 했다.
빌어먹을, 세상에는 왜 이렇게 천재들이 많은가. 내게는 참 부럽고 만나보고 싶은 존재들이다.

빨리 빨리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, 어째 프로그램은 하면 할 수록 더 어려워진다.

양덕준 사장님은 지금 몸이 아주 많이 안좋으시다고 한다. 부디 완쾌해서 그가 아이리버를 꼭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.